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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영화 싱글인서울 늦가을 감성 로맨스 영화

by e.ss 2024. 3. 2.

 

개요 : 멜로/로맨스/ 대한민국 /103분
개봉 : 2023.11.29.
관객수 : 40만명

 

1. 잔잔한 늦가을 감성 스토리

 

서울의 한 논술 학원 강사로 일하며 혼자 살아가고 있는 박영호(이동욱)은 혼자의 삶에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혼자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에세이 책의 작가 섭외를 받게 된다. 그를 섭외한 동네북이라는 출판사의 편집장 주현진(임수정)은 사장의 지시에 탐탁치 않지만 결국 영호를 만나게 되고 그가 대학교 선배인 것을 알게 된다.

 

멋진 뷰가 보이는 좋은 집에 깔끔한 인테리어를 하고 혼자 사는 영호는 본인이 찍은 서울의 사진과 짧은 글을 SNS에 게시하며 괜찮은 반응을 얻는다. 혼자인 삶에 만족하던 그는 에세이 작가 섭외에 응하게 되고 책의 초안을 작성한다. 출판사 사장의 제안으로 첫사랑 스토리를 원고의 방향성으로 잡게 되면서 현진은 영호의 과거 실패했던 사랑 이야기들을 듣는다. 한편 영호와 같이 섭외된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홍작가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싱글 삶과 그녀의 첫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쓰게 되고, 홍작가와 영호의 첫사랑 스토리가 겹치면서 서로의 첫사랑이였던 사실이 모두에게 밝혀진다. 둘은 같은 사랑을 했음에도 서로의 기억 조각은 다르다.

 

편집장 현진은 사랑에 있어 늘 헛다리만 짚는 스타일로 이번에도 역시 한 서점의 북마스터가 본인에게 관심있는 줄 오해하고 스스로 창피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런 그녀를 영호가 도와주며 두 사람은 한층 더 가까워 지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출판된 책(싱글인서울, 싱글인바르셀로나)는 아쉽게도 흥행에 실패했고, 영호와 그녀의 첫사랑 홍작가는 이제서야 서로를 응원하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현진은 편집장에서 사장이 되었고 본인의 책을 출간하게 된다. 책 출간 소식을 들은 영호는 현진을 찾아가 그녀의 책에 사인을 받고 서로의 호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2. 로맨스 완성형 캐스팅

 

박영호 역에 이동욱, 주현진 역에 임수정을 캐스팅했다. 그야말로 로맨스 영화에 찰떡 배우다. 캐스팅만으로도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동욱은 2016년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카리스마 순정남 저승사자 역을 했었다. 훨씬한 키에 뽀얀 피부, 사슴같은 눈망울은 로맨스 영화 남주로 최고인듯 하다. 그외에도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사이코패드 킬러역, 구미호뎐에서 주인공 이연역을 맡아 열현했다.

 

임수정 최고의 작품은 2004년 KBS에서 방송했던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다.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은채 역을 맡아 무혁(소지섭)과 지독한 사랑을 나눈다. 당시 은채의 의상, 신발, 헤어, 메이크업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유행을 앞서갔다고 평가받는다.

 

3. 혼자도 괜찮아 설득당하다.

사랑의 헛다리만 짚는 현진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임수정이 연기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실제 주현진이 현실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 영호 역시 서울 어딘가에 있을 법한 캐릭터다. 싱글인서울은 아주 현실적인 캐릭터, 현실적인 소재의 영화이다.

 

로맨스 영화는 보고나서 마음이 간질간질해지고, '아 나도 연애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성공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점이 부족하다. 비주얼이 이미 완성형 로맨스인 이동욱과 임수정이라는 배우를 섭외했지만 로맨스를 완성시키지 못했다. 아니 완성시키지 못한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지 않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

 

포스터에는 '혼자가 좋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라고 카피라이팅을 했는데 연애를 하고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설정이 다소 약하다. 오히려 남편 무릎을 베고 누워서 영화를 보면서 "아, 혼자 살아도 괜찮겠다."라고 설득을 당하는 영화다.

혼자 있으면서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나를 위한 삶을 사는 것. 현대의 우리들에게 어쩌면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늘 관계에 갈증을 느끼고, 관계에 힘들어하고, 관계를 우선시 둔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시끌벅적한 고기집에서 혼자 꿋꿋하게 고기를 구워먹는 영호의 모습은 외로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멋있어 보인다. 혼자 팝콘을 먹으며 즐기는 극장신 역시 부럽다.

 

멜로, 로맨스 영화를 보고 혼자사는 삶을 동경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렇지만 어떠한가.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하게 되는게 있고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잘생기고 예쁜 배우를 보고 눈이 호강했고, 잔잔한 음악들로 귀가 호강했다. 몽글한 서울의 풍경에 감성을 건드리고 마음이 편해지는 영화다.